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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이 부르는 폐해… 폭음, '심장 직격탄'
2022-06-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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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신경·근육 타격해 부정맥, 심근증 유발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술자리 약속이 많아지고 있다. 분위기가 ‘업’되서 ‘원샷’을 외치며 폭음을 하기 쉬운데, 단 한번만의 폭음만으로도 심장이 손상돼 ‘급사’ 위험까지 있다. 전문가들은 술 마시는 사람은 간(肝) 걱정을 많이 하는데, 심장도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폭음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인천나은병원 심장혈관센터 오동주 원장(前 대한심장학회 이사장)은 "폭음은 심장이 건강한 젊은층도 예외 없이 위험하다"며 "대학 신입생 OT 때 사망 사고 소식 들려오기도 했는데, 상당수가 폭음으로 인한 심장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장학계에서는 음주의 형태에 있어서 불규칙하게 폭음하는 것은 규칙적으로 매일 마시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본다.

◇폭음은 왜 위험한가
주요 원인은 부정맥이다. 폭음을 하면 갑자기 많아지는 알코올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심장의 신경 계통을 자극해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작용으로 심장이 정상 박자에 맞춰 수축·이완하지 못하고 무질서하게 뛰게 되는 것. 특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잘 생긴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뒤 사라지면 다행이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뇌졸중·심부전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폭음을 한 뒤 심장 부정맥이 잘 생겨 '휴일 심장증후군' 의학 명칭도 생겼는데, 휴일에 술을 많이 마시고 월요일에 이런 증상이 잘 생긴다고 한다.

또한 알코올 자체가 심장 근육에 독성 작용을 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심장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상처를 입혀 심장근육을 손상, 심장 수축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손상이 만성화 되면 결국 ‘알코올성 심근증’으로 발전하는데,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 간호대학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성 심근증은 하루에 알코올 90g 이상(소주 2병 정도)을 5년 동안 섭취할 경우 발병할 수 있다. 알코올성 심근증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절제하지 않을 경우 4년 내 사망률은 50%에 달한다.

알코올성 심근증은 평소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가장 많다. 때문에 피로나 노화 등을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알코올성 심근증은 초기에는 금주만으로 손상된 심장 근육이 회복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금주 후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또다시 금주를 한다고 해도 회복 정도가 떨어진다. 만약 심장 부피가 커지고 수축과 이완이 잘 안 된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한편, 폭음을 한 직후에는 혈소판 응집력이 증가해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도 위험하다. 혈압도 문제다. 술 마시는 중에는 혈관이 넓어져 혈압이 떨어지지만 다음 날은 혈압이 올라간다. 오동주 원장은 “나이가 들면 뇌에 조그마한 동맥류들이 많은데, 술 마신 다음 날 높아진 혈압 때문에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음 기준 없다
폭음의 기준은 뭘까? 오동주 원장은 “사람마다 알코올을 대사할 수 있는 정도도 다르고, 민감도도 다르기 때문에 딱 정하기는 어렵다”며 “갑자기 많은 양의 술을 마셔 취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의학 논문에서는 하루 90~100g(소주 2병 정도)을 초과해 음주를 하면 심장과 골격 근육에 손상을 준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여자 5잔 이상, 남자 9잔 이상의 폭음을 한 경우는 위험하며, 총 음주량이 적더라도 폭음은 적당량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65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갑작스런 심장 사망은 일일 6잔 이상의 알코올 소비량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술은 빈속에 마시는 것이 훨씬 좋지 않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시면 심혈관계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안주를 먹으면 혈압을 낮추어 주고, 지질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치며, 술의 흡수를 느리게 하고 술의 제거율을 높여주는 등의 이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정 음주는 얼마나 될까? 최근 적정 음주는 없다라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실제 알코올 소비 증가에 따라 사망률, 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술 한두 잔은 약이라는 핑계는 댈 수 없는 것. 금주가 가장 좋겠지만, 술을 마셔야 한다면 폭음은 금물이다. 성인 남성은 하루 2잔 이하, 성인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장한다. 1잔을 맥주 340 cc, 와인142 cc, 양주 43 cc로 생각하면 되고, 이는 술 종류에 맞는 술잔으로 1잔에 해당된다. 각각 12g의 알코올을 함유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